(2006. 01. 작가 문혜자)
* 번갯불이 번쩍 이면서 하늘이 진동 하듯 찰나적인 느낌을 화면에 담아보려고 노력한다. 나의 정신이 온통 음악에 빼앗긴 무의식의 상태에서 그 무엇이 꿈틀 거리며 붓 놀림이 시작된다. 그 무엇은 때로는 현실에 대한 굶주림이나 항변 일 때도 있고 때로는 형용할 수 도 없는 낭만의 표현일 수도 있다. 빅 밴드가 이끄는 현대적인 느낌의 재즈 연주나 불협화음의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 접하는 신선한 충격은 곧 그 무엇의 에너지와 일치하고 있다. 그 에너지는 종종 자연의 일부 즉, 광활한 벌판, 험악한 산맥, 그리고 식물 등 우주의 모습일 때가 있다. 때로는 상상의 우주일 수 도 있다.
*높은 산이 낮은 벌판과 더불어 있고, 초록의 나뭇잎이 붉은 꽃잎과 함께 있으며, 그리고 조용히 흐르는 물이 갑자기 낭떠러지로 곤두박질하는 폭포가 된다. 이러한 자연의 리듬과 음악의 리듬은 일치하지 않은가? 나의 감정도 시시 각각 변덕스럽게 리듬을 타고 흐른다. 나는 그러한 리듬을 적용하여 의식적으로 색상을 사용한다. 나의 작품은 덥지도 춥지도 않게 리듬을 타고 흐른다. 그리고 음악이 흐른다.
2006, 1월 문혜자